"큰당 만들어 뭘 어쩌자고"…합당론 손내젓는 朴총재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DJ와 JP의 ‘이심전심(以心傳心)’속에 대세를 타는 듯 하던 공동여당의 합당논의가 ‘TJ 변수’에 걸려 잠시 멈칫하는 분위기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9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여권이) 큰 당을 만들어 힘을 키워서 어쩌자는 것이냐.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것.

박총재는 이어 “청와대 주례회동 때 ‘우리 지역에서는 합당은 자민련이 호랑이 입에 먹히는 것이라고 한다’는 말을 했다”면서 DJ와의 대화내용까지 소개했다. 또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자민련도 영남과 호남에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박총재의 이날 발언은 ‘자민련 내에서도 합당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DJ·7일), ‘(합당에 대해)당의 의사를 규합해 달라고 얘기했다’ (JP·8일)는 DJP의 잇단 언급과는 정반대의 내용. 특히 평소 DJP를 ‘오너’, 자신을 ‘전문경영인’으로 간주하는 그의 언행을 감안하면 작심하고 ‘승부수’를 띄운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박총재가 양당의 합당논의에 끝까지 반대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DJP가 이미 합당 결심을 굳힌 상태여서 이를 번복하기가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JP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JP는 이미 합당에 반대하는 몇몇 의원들의 이탈에는 큰 미련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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