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9년 9월 12일 18시 3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날 정상들의 만남은 “베를린회담이 진전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매우 희망적인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또 회담 내용도 이전의 ‘미사일 발사 저지’에서 ‘페리구상안 수용과 그에 따른 혜택’에 초점이 맞춰졌다.
3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발표문을 통해 ‘페리구상안’의 수용을 북한측에 다시 한번 촉구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대북 관계개선 의사를 뚜렷하게 표명했다. 3국 정상들은 이와 관련, 한 미 일 3국이 북한에 제공할 △안전보장조치 △경제협력 △관계정상화부분 등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3국 최고위층이 페리구상안을 수용할 경우 북측에 제공할 대가를 보증한 셈이다.
이와 함께 94년도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가 대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 미 일 공동노력의 필수적 요소라는 점을 강조, 대북경수로지원사업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가지 주목할 대목은 이날 3국 정상들이 발표한 ‘공동발표문’에 북한의 미사일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이 없다는 점.
이는 7월 싱가포르에서 3국 외무장관이 북측에 전달한 공동메시지와 확연히 구분되는 대목이다. 당시 3국 장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경제 외교적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이후 북―미 고위급회담 등을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나타난 셈이다.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가 이날 “페리구상안에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 등 여러가지가 포함돼있어 아주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오클랜드〓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