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가' 강풍에 빗장 열릴까…피해 심각 도움요청 가능성

  • 입력 1999년 8월 5일 19시 26분


최근 집중호우와 제7호 태풍 ‘올가’로 인한 북한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태풍이 황해도 연백평야 등 북한의 서부 곡창지대를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막심한 수해를 입었지만 북한이 도움을 요청해 올 경우 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언론은 2일 집중호우로 1만5000여정보의 농경지가 완전히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이후 아직까지 태풍 피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내에서는 이산가족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중국 베이징(北京) 남북 차관급회담이 결렬되는 바람에 지원을 유보했던 비료 10만t 대신에 북한이 원하는 다른 물품을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예컨대 비료구입비용(300억여원)으로 옥수수 15만∼20만t을 구입해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측 구상이다.

정부는 다만 북한이 당국간 대화를 통해 정식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이산가족문제 등에 관해 성의를 보일 때만 이같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당국간 대화에 응할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6월 연평해전 이후 중단했던 각종 남북교류를 최근 잇따라 재개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빠르면 이달말쯤엔 당국간 대화도 재개되리라는 게 정부측 전망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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