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총선다자대결구상」이후]자민련「몸살」

  • 입력 1999년 7월 28일 20시 19분


“양당 당직자들이 모여앉아 유행가를 부르며 술이나 마시고 그럴 때인가.”

충청권 강경파인 자민련 이원범(李元範)의원은 28일 당무회의에서 이틀전 열린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초청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 8역의 만찬회동을 이렇게 비꼬았다.

이날 당무회의는 내각제 연내개헌 유보 및 양당 8인협의회 가동을 추인하기 위한 자리. 하지만 이의원 등이 거세게 항의, 결국 박태준(朴泰俊)총재는 “국민회의와 동시에 이 문제를 추인토록 절차를 밟은 뒤 처리하자”며 안건 추인을 유보했다.

이와 함께 당초 29일 낮으로 계획했던 김총리 주재의 현역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도 내달 2일로 연기했다. 이덕주(李德周)총리공보수석비서관은 “여름철이라 연락이 잘 안돼 늦췄다”고 설명했지만 당내 사정을 감안한 조치라는 건 공지의 사실.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합당론이 서서히 힘을 얻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공개적으로 합당론을 주장한 것은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뿐이지만 비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김총리를 통합여당 총재로 앉히자”는 얘기가 나오던 터다.

한편으로는 지도부의 당 추스르기 작업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박총재는 그룹별로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총리도 집무실을 찾는 의원들에게 “박총재를 중심으로 결속해달라”고 신신 당부를 하는 중이다.

사직서를 제출한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와 이인구(李麟求)전부총재를 당무에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 강경파들이 워낙 완강해 자민련 갈등은 합당론을 둘러싼 극한대립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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