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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8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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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손숙(孫淑)전환경부장관 격려금수수파문’ 등 일련의 사건과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쉴새없이 몰아닥친 구조조정 바람으로 홍역을 치른 공직사회에 대해 한편으로는 분발을 촉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로를 하는 자리였다.김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공무원은 국정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술렁이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독거리기 위한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특히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개혁을 완수함으로써 한국을 21세기의 일류국가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자랑스러운 조상이 되자”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7명의 공무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이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밝혔다. 첫 질문은 “여러 사건으로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퍼져 가슴이 아픈데 국정개혁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던져줄 메시지는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이에 김대통령은 “그동안 공무원의 희생이 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실업과 봉급삭감 등을 감내하면서 협력한 결과 국난 타개에 귀중한 밑거름이 돼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김대통령은 또 최근 확정된 공직기강확립을 위한 이른바 ‘10계명’ 중 경조사 관련조항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정을 이해하지만 개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아내야 할 고통”이라고 설득했다. 질문을 한 공무원은 “마치 계가 깨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낭패감을 표시했다.
IMF사태로 봉급이 많이 삭감돼 월급이 100만원도 안되는 공무원이 많다는 하소연에 대해 김대통령은 “공무원들의 봉급을 중견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점진적으로 처우를 개선하고 긴급한 생계대책을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공무원들의 질문에는 불안한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