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회담 앞둔 정부]北 교전거론땐 NLL준수 강조키로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28분


정부는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북한측이 서해 교전사태를 긴급의제로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회담에 대비 중이다.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회담 의제가 아니더라도 북한측 대표단이 말을 꺼내면 그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주의제인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동안 양차관 등 우리측 대표를 상대로 실시한 모의회담에서도 이에 관한 대책이 중점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측이 서해교전사태를 거론하면 이 사건이 북한측의 도발과 선제공격에 의한 것임을 명백히 밝히고 북방한계선(NLL) 문제는 남북기본합의서에 나온 대로 양측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존 NLL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이 서해 교전사태에서의 패배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날 시간을 벌기 위해 이산가족 문제에 전격적으로 합의하며 국면 전환을 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남한의 여론이 냄비처럼 쉽게 끓고 쉽게 식는 것을 북한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남한에서 서해 교전사태는 언제 있었느냐는듯이 잊혀질 것을 북한이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북한은 아직 우리측에 대표 명단도 통보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회담에서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현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힘들다. 회담 전망과 관련한 우리 대표단의 얘기는 “회담장에 가봐야 알겠다”는 것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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