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의원 자민련 입당]한나라당 『정치공작』

  • 입력 1999년 6월 8일 20시 06분


‘6·3’ 재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지 닷새만인 8일, 한나라당 이상현(李相賢·서울 관악갑)의원이 자민련에 입당하자 여야간에는 그 배경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의원은 이날 오전 총리공관으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를 방문한 뒤 자민련 당사에서 입당식을 가졌다. 그는 입당회견에서 “13대 총선 당시 저의 손을 이끌어 정치의 길로 입문시켜준 김총리를 도와 내각제 실현에 일조하기 위해 입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 비리에 연루된 바 없고 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심했다”면서 “오랜 타향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이의원과 JP는 한몸과 같은 존재”라며 “이의원 입당에 ‘다른 사연’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의원의 자민련 입당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이의원의 당내 언행으로 볼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더구나 김총리가 총리공관에서 ‘의원 빼내기’를 했다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게 공동정권의 특성”이라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여권이 공작정치를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이의원 이탈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추가 탈당 의원이 있을지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6·3’ 재선거 결과 공동여당의 연합공천 위력이 크게 위축된데다 자민련 간판으로는 수도권에서 내년 총선 당선이 불투명한데도 이의원이 탈당한 것으로 보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재차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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