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내각제 꼼수 논란」 곤혹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3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내각제 꼼수’ 논란에 휘말리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이총재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국정혼란과 정치난맥상의 근본원인이 공동여당의 내각제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자신이 책임있는 제1당의 자세를 보이기 보다 공동여당 틈새벌리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

이총재는 26일 ‘내각제를 고리로 한 자민련과의 연대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과 ‘대통령제 고수를 위한 수순밟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아리송한 발언을 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더니 27일에도 “내각제 얘기는 그만하자”며 답변을 피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총재 측근들은 자민련이 국민회의와 결별하고 내각제 연내 개헌을 추진한다면 공조할 뜻이 있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임기말 개헌은 절대 반대한다는 게 이총재의 기본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연내 개헌 찬성, 임기말 개헌 반대’ 입장에 대해 여권은 “무원칙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개헌저지선이 훨씬 넘는 1백34개 의석을 가진 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공동여당의 틈새벌리기에만 골몰하는 모습 때문에 이총재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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