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북한 공관원들은 9일 오후 방콕에서 은신중이던 홍순경씨와 부인 표영희씨, 아들 원명군을 붙잡아 2대의 밴으로 납치했다. 그러나 방콕 동북부 2백60㎞ 지점인 나콘 라차시마주(州) 고속도로에서 차 1대가 전복되자 홍씨 부부는 탈출했고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원명군은 북한 공관원들에게 붙잡혀 갔다. 홍씨 부부는 차 안에서 북한 공관원들과 싸우다 부상했다. 현지경찰은 홍씨 부부의 신병을 보호하며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태국당국은 북한측이 태국 안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데 반발, 이번 사건이 북한과 태국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홍씨는 10일 방콕주재 유엔지부에 제삼국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수린 핏수완 태국 외무장관의 비서 옹 아치 클람파이분이 밝혔다. 태국주재 한국대사관은 “홍씨 본인의 자유의사가 존중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태국정부에 전달했다.
북한 공관원들은 홍씨 일가를 라오스를 거쳐 평양으로 붙잡아 가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