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이신행씨 정치행적」공방

  • 입력 1999년 1월 29일 19시 39분


29일 경제청문회에서 여당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신행(李信行)전기산사장을 상대로 ‘정치인 이신행’의 행적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지난해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이었던 이전사장을 검찰의 사정(司正)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한 점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와의 관계 등이 도마에 올랐다.

먼저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의원이 “이전사장은 지난해 신성한 국회를 방탄국회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라며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된 기아비자금을 만든 하수인이자 정치권을 오염시킨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공박했다.

이에 발끈한 이전사장이 “방탄국회로 이득을 본 것은 오히려 여권”이라며 “여권이 방탄국회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여대야소(與大野小)구조를 만든 것 아니냐”고 역공을 취했다.

흥분한 정의원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으나 이전사장은 “지금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특위위원들이 일제히 “건방지다”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호통치는 바람에 청문회장이 한동안 소란해졌다.

그러자 장재식(張在植)특위위원장이 나서 “여기 와서 정치적인 해명을 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점잖게’ 질타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 자민련 김칠환(金七煥)의원 등은 이전사장이 92년 총선 당시 현철씨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전사장은 처음에 “현철씨를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다 김의원 등이 구체적인 증거까지 제시하며 집요하게 추궁하자 “92년초에 현철씨를 한번 만난 적은 있다”고 마지못해 시인했다.

이어 김의원 등이 “공천을 받기 위해 현철씨를 만난 것이 아니냐”고 물고 늘어지자 이전사장은 “현철씨가 먼저 만나자고 한 것으로 나의 출마여부를 타진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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