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증인신문]기아-한보 또다시 도마

  • 입력 1999년 1월 24일 20시 09분


25일부터 시작되는 경제청문회의 증인 및 참고인 신문은 외환위기 기아사태 종금사 한보사건 개인휴대통신(PCS)등 5개 의제순으로 진행된다.

외환위기(25∼27일)분야의 핵심 증인은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 두 사람은 그동안 총체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식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어 특위 위원들과의 공방이 예상된다.

위원들은 두 사람이 ‘IMF행’을 고의적으로 늦췄다는 점을 밝히는데 질의를 집중할 예정이나 탁월한 논리로 정평이 난 두 사람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다. 국민회의는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과 김민석(金民錫)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보강할 방침이다.

반면 자민련은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가 부총리 취임 당시 ‘IMF행’발표에 혼선을 낳은 부분을 물고 늘어질 계획이다.

기아사태 분야(28, 29일, 2월1일)에서는 부도처리 지연으로 인한 외환위기 가중보다 김선홍(金善弘)전기아그룹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주 메뉴가 될 전망. 국회 주변에는 김전회장이 1천5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구여권 민정계에 4백50억원, 민주계에 6백억원을 제공했다는 설이 파다해 김전회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종금사분야(2월2, 3일)에서는 홍재형(洪在馨)전부총리 등 무더기 인허가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주를 이룰 예정. 위원들은 특히 부산 경남지역에 종금사 허가가 많은 경위와 이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태세다.

한보사태분야(2월4일)에서는 정태수(鄭泰守)전한보총회장을 상대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한 92년 대선자금 제공의혹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예정. 이미 기관보고에서 여러차례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과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이 주 공격수로 나설 계획. 그러나 정전회장 특유의 ‘모른다 작전’을 깰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지막 의제인 PCS분야(2월5일)에는 핵심 증인인 이석채(李錫采)전정보통신부장관이 해외 체류중이어서 주변 관계자들의 의혹 제기만 무성할 전망.

또 김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역시 출석 요구에 불응할 방침이어서 신문이 위원들의 일방적 성토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장재식(張在植)특위위원장은 출석(8일)요구에 불응하겠다고 밝힌 김전대통령에 대한 고발 여부에 대해 “그때 가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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