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與 합당론]내각제 정리안되면 논란 계속될듯

  • 입력 1999년 1월 22일 20시 00분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내각제 공방의 부산물로 이슈가 됐던 ‘합당론’이 물밑으로 가라앉는 양상이다.

떠들썩하게 유포되면서도 정작 당사자들은 강력히 부인하는 기묘한 현상을 보였던 합당론은 사실 어떤 실체가 있어 추진된다기 보다는 여권내 일부 정치인들의 희망과 바람몰이에 의해 제기됐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정확한 진단인 듯하다.

합당론의 진원지로 지목받는 청와대와 국민회의 핵심인사들의 해명도 한결같다.

“합당추진설은 현재로는 낭설이다. 막연한 희망이지 구체적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민련과의 관계만 악화되고 있잖은가.”

사실 합당론의 근원은 DJP후보단일화 협상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단일화방정식이 워낙 난해하자 양당 일각에서 “차라리 합당을 하면 어떠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집권후에도 각종 선거에서 연합공천이 갈등을 빚자 합당론이 간간이 나왔다.

그때마다 합당론은 구체적인 밑그림이 있거나 추진의지가 뒷받침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던 것이 올해들어 본격화된 내각제논란 및 정계개편구상 등과 결합되면서 ‘2여(與)합당론’과 한나라당 비주류까지 포괄하는 ‘신(新)3당 합당론’ 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내각제연기에 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간의 이면합의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합당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합당론이 완전한 ‘소설’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김총리가 합당설에 격노했다고 하나 현재로서는 속마음을 궤뚫어 볼 길도 없다.

다만 합당론제기 배경과 관련해 “김대통령 주변에서 김총리의 의중을 떠보려고 흘리는 것 같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자민련 반응을 바탕으로 본다면 합당은 실현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지만 내각제문제가 정리되지 않는 한 그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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