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현주소]모임 잦아진 비주류

  • 입력 1999년 1월 17일 20시 25분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 이세기(李世基) 서청원(徐淸源) 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의 모임이 잦아졌다.

비주류 인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어떻게 몰아낼 수있느냐는점이다. 이들은 각자 힘으로는 이총재를 흔들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해 공조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주류 인사들은 자체 모임뿐만 아니라 이총재의 지도력 부재 등에 불만을 품고 있는 반(反)이회창 정서의 민정 민주계 의원들과의 소모임도 자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총재단 인선과정에서 이총재와 갈라선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진영과의 공조도 모색하고 있다. 비주류진영에서 이미 ‘이회창 흔들기’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 셈이다.

비주류는 ‘3월 대망론’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이때쯤 여권의 정계개편 대공세가 예상되는데다 세풍(稅風)사건 수사도 마무리돼 이총재의 세풍책임을 본격 거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의 한 인사는 “이총재체제로는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이총재가 초재선 강경파에 휘둘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보수성향의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고 내년 총선까지 과도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가 지난 대선때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을 때도 물러나지 않고 버틴 것을 볼 때 ‘딴살림’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거사방법이나 ‘이회창 이후’체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게다가 비주류는 대여 투쟁국면이 이어지면서 당내 문제를 거론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여당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사쿠라논쟁에 휘말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비주류가 이총재를 흔들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총대’를 메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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