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호사건’/李총재 문답]“본질은 정치사찰”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3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4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529호실 사건의 본질은 안기부의 정치사찰”이라고 주장하고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안기부의 정치사찰을 주장하는데 증거는….

“내각제 저지를 위한 여러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전형적인 것이다. 우리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사찰보고서 등도 마찬가지다.”

―안기부와 여당 얘기는 통상적 정보수집 활동이라는데….

“말장난에 농락돼서는 안된다. 정치인의 활동내용을 파악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은 분명한 정치사찰이다. 이는 상식적인 문제다.”

이총재는 다소 흥분한 어조로 “과거 국민회의 같으면 ‘정권타도 결의’를 외치고도 남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법조인출신으로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529호실 강제진입을 진두지휘한 데 대한 비난여론도 적지 않은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 법에 따라 반생을 보낸 사람으로 여야합의에 의해 순리대로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그러나 여당은 31일 밤이 지나면 정초이고 휴일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날만 넘기면 문을 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그래서 헌정질서 파괴행위를 막는 좀 더 큰 공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검찰이 이총재와 의원 당직자들을 소환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사건의 본질은 안기부가 버젓이 국회안에 실질적 분실을 차려놓고 정치사찰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점을 조사하고 문제삼기에 앞서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문건을 확보한 우리당을 먼저 조사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국가기관의 공정하지 못한 행동은 정의가 아니며 국민의 저항을 받을 것이다.”

―2일 공개한 12건의 문건 외에 나머지 47건의 문건은 언제 공개할 것인가. 야당의원과 관련된 것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고려할 점이 있으나 원칙적으로 조만간 모두 공개할 것이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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