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反이회창세력」이 움직인다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11분


한나라당내 ‘반(反)이회창(李會昌)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서청원(徐淸源) 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이른바 당내 ‘세대교체론자’들이 1일 오랜만에 회동해 ‘세풍(稅風)’ ‘총풍(銃風)’사건과 ‘TK(대구 경북)의 반란’ 등으로 인한 당의 위기상황과 향후 진로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당이 이대로는 안된다. 이총재로는 다음 대선 고지를 넘기 쉽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새 지도부 구성에 합류치 않은 비주류의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와 서청원의원은 2일 단독회동을 갖고 ‘세풍’ ‘총풍’사건 등에 대한 이총재의 대처방식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주류연대’에서 이탈해 비주류를 자처하고 나선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는 2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총재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며 정치공조는 끝났다”고 이총재를 향한 포문을 다시 열었다.

그러나 이들이 이총재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들이 ‘반이회창 전선이나 연대’를 형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세대교체론자’들은 김윤환전부총재를 이총재와 같은 부류로 규정해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또 강삼재 강재섭의원은 서청원의원만큼 이한동전부총재와 가깝지도 않다.

하지만 이총재가 밖으로는 ‘세풍’ ‘총풍’사건 등 여권의 융단폭격에, 안에서는 ‘주류연대’의 붕괴로 힘이 약화돼 있어 지금이 ‘반이회창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호기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바로 이 점 때문에 비주류가 당장 공동의 ‘반이회창 깃발’을 들고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와 당이 대여(對與)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이총재를 공격하는 것은 명분없는 내분 조장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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