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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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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원은 당시 “안기부장이 의장을 수차례 방문, 본의원의 선임을 반대해 부동산투기 등으로 떳떳지 못한 과거 전력을 갖고 있는 의장이 고개를 숙였다”고 주장했었다.
박의장은 이날 개의선언 직후 “(정의원이) 자기가 원하는 정보위원에 선정되지 않자 함부로 의장의 인격을 모독했다”면서 “오늘이나 내일까지 해명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원이 정보위원에서 배제된 것은 정보위에 한나라당 소속의 여러 훌륭한 의원이 있어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의장은 이어 붉게 상기된 얼굴로 “국회의장이 안기부장의 수족인 줄 아느냐”고 소리쳤다. 부동산 투기의혹 등에 대해 “김영삼(金泳三)시대의 조작된 모략이다. 5년간 참아왔는데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마저 떨렸다. 그러나 마침 정의원은 부산지역구 행사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권철현(權哲賢) 서훈(徐勳)의원 등은 “본인도 없는데 왜 우리에게 그러느냐. 20, 30년 참은 사람도 있는데 5년 가지고 뭘 그러느냐”며 빈정댔다. 김전대통령의 비서출신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고 맞고함쳤다.
머쓱해진 박의장은 곧바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오후 들어 본회의를 속개할 때는 “평소 감정이 앞서 말이 빠르고 목소리가 높아 늙어서도 반성을 하지만 뒤끝은 없다”고 양해를 구해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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