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 방북스케치]『화해-통일의 길 열렸으면…』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8분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은 1차 방북때와 비슷한 오전6시15분경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을 나와 계동 현대 본사에 들렀다가 7시경 판문점을 향해 출발.

1차때보다는 차분한 표정인 정회장은 8시반경 임진각에 마련된 환송행사장에 도착해 손녀 유희(有希)양의 부축을 받으며 환송나온 이북5도민 등 실향민과 현대직원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

○…정명예회장은 오전9시26분경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에 도착해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10시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을 거쳐 북으로 넘어갔다.

정명예회장은 자유의 집에서 “머지않아 온 국민이 안심하고 금강산을 관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방북이 분단 50년의 긴 세월을 넘어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

○…북한측에선 송호경(宋浩京)아태평화위부위원장과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등이 나와 정명예회장 일행을 환영. 정명예회장은 6월 방북 때도 영접했던 송부위원장에게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며 악수.

○…현대측은 이에 앞서 소떼 5백1마리와 사료 85t을 실은 트럭 51대 등을 오전 9시반부터 15분간 중립국감독위원회 북측 경비병 휴게실 오른쪽 길을 통해 북측에 인계.

‘정주영 명예회장 방북 소 운반차량’이라는 플래카드를 단 이들 차량은 소떼 운반트럭 41대와 사료를 실은 트럭10대,현대가 북한에 외상으로 제공하는 승용차 20대순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북한 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 현대그룹 명예회장 정주영과 그 일행을 판문점에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송호경과 관계부문 일꾼들이 따뜻한 혈육의 정으로 맞이하였다”고 정회장의 방북을 보도. 이 통신은 이어 “정주영 회장일행은 자기들이 동포애의 지성을 담아 마련한 소들을 몰고 왔다”고 언급.

〈이명재·금동근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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