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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30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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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방은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교동문인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이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이총재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국민회의는 서의원의 발언이 이총재의 사전인지설을 최초로 제기한 것이라며 이총재의 해명을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총재를 흠집내려는 정치공세로 말같지않은소리라며일축했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간부회의가 끝난 뒤 “이총재는 지금까지 ‘국세청사건은 나도 모르고 서의원도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왔으나 서의원의 발언으로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국민회의는 서의원의 이같은 발언을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뒤집기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검찰의 수사 등을 통해 멀지 않아 국세청 불법모금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것에 대비해 이총재의 퇴로를 미리 열어놓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국민회의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민회의가 없는 사실을 만들어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어떻게든 이총재를 이 사건과 연계시켜 흠집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총재측은 이총재가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전당대회가 열린 8월31일 자신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확인한 서의원으로부터 다음날인 9월1일 보고를 받고나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총재측은 “서의원의 말처럼 ‘동창인 이석희전국세청차장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고 이총재에게 보고했을지 모르나 그것은 도와주는 사람 다수를 거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을 것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관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일부 기업이 국세청에 돈을 줬는지는 모르나 우리 당이 국세청을 동원하거나 국세청에 돈을 요구한 적이 결코 없다”며 자신은 물론 한나라당의 개입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양기대·문 철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