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발언이후]더웠다…추웠다… 헷갈리는 「司正기상도」

  • 입력 1998년 9월 20일 19시 29분


검찰의 정치권 사정(司正)에 대한 여권의 기류가 강온(强穩)을 넘나들면서 혼란스러운 양상을 디고 있다.

여권은 지난달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후 ‘세풍(稅風)’사건이 불거지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총공세에 착수했다. 검찰이 국회에 제출할 비리혐의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단독처리 방침도 천명했었다. 하지만 이달 중순에 접어들면서 여야간 물밑대화 움직임이 감지됐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해빙무드가 정착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이 일기도 했다. 체포동의안 역시 여당 단독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대화분위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여야간 물밑접촉이 비리혐의자 처리에 대한 정치권의 타협으로 비치면서 여권은 다시 초강경기류로 선회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여야간 접촉을 금지시켰다. 여야 채널도 올스톱됐다.

이같은 기류는 18일 사정의 조기종결을 시사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춘천발언으로 다시 반전되는 양상이다. 물론 청와대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이김대통령 발언의 확대해석을 막기위해 “사정에 대한 의도적 연장이나 축소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여야간 대화의 물꼬는 터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가 “한나라당측에 대화를 제의하겠다”고 말한 것도 기류변화의 한 단면이다.

이같은 여권의 분위기 속에서 사정의 실질적 주체인 검찰내부에서는 “나무는 제자리에 있는데 바람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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