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춘천발언]『정치인수사 확대없다』司正매듭 예고

  • 입력 1998년 9월 18일 18시 5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8일 강원 춘천에서 정치권 사정이 필요없이 시간을 끌고 범위를 넓히는 일은 없도록 항상 유의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사정정국의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일단 정치권 사정의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정의 범위는 국세청 불법모금사건과 청구 경성 기아사건 등 검찰이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수사해온 사건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이들 사건과 관련해 비리가 드러나면 예외없이 처벌하되 더이상 새로운 사건을 만들거나 파헤치지 않고 사정정국을 매듭짓겠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위 사정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부 사건은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과정만 남겨놓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단계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강원도청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야당이 제기한 자신의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그는 “일부에서는 여야 차별이니 ‘DJ정치자금’이니 하지만 나는 국민 앞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고 단언했다.

지역언론과의 회견에서도 정치권사정에 질문의 초점이 맞춰졌다.

다음은 문답요지.

―표적사정 주장이 있는데….

“과거 ‘20억원+α’를 받았느니, 수백억원을 받았느니 하는 말과 용공조작으로 나를 매장시키지 못해 안달한 사람이 많이 있는데 표적사정이라면 지금 어떻게 편안히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

―정치자금 논란에 대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내 친인척 계좌에 몇백억원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심대한 타격을 준 적이 있는데 증거를 못댔다. 당시 국회법사위에서 사실확인을 요구하고 문제가 있으면 고발하라고 촉구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하지 않았느냐. 나는 분명히 부정이 없다. 부정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다.”

―사정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부정부패 척결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이 나라를 21세기 일류국가로 만들기 위한 절대적 전제조건이다.”

―최장집(崔章集)교수의 내각제 관련 발언에 대해….

“김종필(金鍾泌)총리와도 얘기했지만 내각제는 내년에 가서 얘기할 것이다. 지금 논의할 필요가 없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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