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립 해빙]철저한 주고받기式 타협…겨우 「숨통」

입력 1998-09-14 19:22수정 2009-09-2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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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사정(司正) 이후 지속돼온 ‘물밑 대화, 물위 투쟁’의 정치권 기조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그동안 흐름을 주도해온 강경투쟁의 분위기가 한풀 꺾인 채 해빙무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여야간 물밑대화는 다방면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라인은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와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 두 사람은 지난 주말 집중적으로 접촉했다.

또 국민회의 김원기(金元基)노사정위원장과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만났고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부총재와 김상현(金相賢)의원 등도 막후 접촉에 일조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여야는 ‘기브 앤드 테이크’ 원칙에 충실, 막후합의를 끌어냈다.

우선 국민회의는 사정대상에 오른 한나라당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유보했다. 체포동의안 처리 유보방침은 곧 비리혐의 의원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구속 여부를 법정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대신 한나라당측은 여야 강경대치의 원인제공자인 서상목(徐相穆)의원의 검찰 자진출두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또 백남치(白南治)오세응(吳世應)의원 등도 조만간 검찰에 자진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두가지 난제가 일괄타결됨으로써 여야간에는 일단 협상의 물꼬를 튼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야의 막후합의는 검찰이 다뤄야할 문제를 정치권이 정략적 판단에 따라 좌지우지했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볼 때 여야의 대화국면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대화는 시작했지만 사정정국이라는 ‘본질’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국민회의측에 사정의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성과없는 사정중단’의 역풍을 우려하는 여권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의 또다른 요구조건인 ‘의원 빼가기’의 중단은 적정한 선에서 성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국타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여야영수회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에 대해 어떤 식이든 유감표시가 전제돼야 한다는게 현재 여권의 분위기다.

따라서 여야는 일단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국회를 정상화, 민생현안에 대한 심의작업에 들어간 뒤 나머지 쟁점과 영수회담 개최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권 사정의지가 계속되는 한 정국은 냉온 강약의 엇갈린 기류가 한동안 교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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