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小野大」 사실상 무너져…與 「힘자랑」 언제 하나?

  • 입력 1998년 9월 4일 19시 40분


현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여만에 사실상의 ‘여대야소’구도가 됐다.

김충일(金忠一)의원이 4일 한나라당을 탈당, 국민회의에 입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석은 1백46석으로 줄었으며 국민회의 자민련은 각각 96석 51석으로 두 여당의석이 한나라당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면 무소속 6석은 야권에 속하지만 정치권내부사정을 볼 때 ‘여소야대’는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차수명(車秀明)의원도 6일 한나라당을 탈당, 자민련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여당의 독자적인 과반수의석확보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향후 정국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여권은 앞으로 실질적인 ‘힘’을 바탕으로 국회와 정국 전반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 ‘소여(小與)’의 설움을 톡톡히 맛봤던 여권으로서는 전세만회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백남치(白南治)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마음만 먹는다면 처리가 가능하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과반수붕괴로 운신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독자적인 의안상정이나 처리 등 과거에 행사했던 권한의 상실은 불가피하다.

여권이 소속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에도 몸으로 막을 수는 있어도 표로 저지할 수는 없다. 검찰총장탄핵추진 등의 대여강공도 엄포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권이 ‘칼자루’를 쥐었다고 해서 곧바로 이를 휘두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 칼자루가 아직 튼튼하지 못하다.

안정적인 국회운영을 위해서는 10석정도의 여유를 갖고 과반수의석을 차지해야 하지만 정기국회전에 그 수준까지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의 여권분위기는 무리수는 두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당분간 표대결 등을 둘러싼 구태는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여권의 의욕적인 ‘몸불리기’와 한나라당의 저항이 원내외에서 파열음을 일으키는 대립국면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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