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국민신당 통합]정치권 「빅뱅」 신호탄

  • 입력 1998년 8월 29일 07시 02분


28일 발표된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통합은 향후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양당의 통합은 ‘합당선언’에도 불구하고 정식합당절차를 밟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밀하게 말해 흡수통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계없이 양당 통합은 향후 정계개편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여권핵심부가 국정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의원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세력이동’에 의한 세불리기에 처음으로 성공, 정계개편은 상당한 가속력이 붙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바로 직전에 통합이 성사됨으로써 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의 내분을 촉진하는 효과를 거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에다 내주부터 본격시작되는 검찰의 정치인비리수사와 맞물리면서 정치권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민신당과의 통합으로 여당 의석은 국민회의 94석, 자민련 50석으로 과반수를 6석 남겨두게 됐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의원이 무더기 입당할 것”이라는 여권핵심부의 장담을 평가절하한다 해도 여권이 정기국회 이전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여권은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개혁과 ‘제2의 건국’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는 이와 함께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부산출신 민주계 인사들을 영입,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김대통령이 구상해온 ‘개혁연합’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서의원 등의 입당을 악화되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과의 관계개선에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체제를 강화하게 될 한나라당이 강력한 대여(對與)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정국긴장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수(數)의 정치’를 구사할 여당과 강경투쟁으로 대응할 야당간의 극한대립은 정치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국민회의 내부적으로는 후계자구도와 관련한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고문의 위상이 관심거리로 대두하고 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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