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출/여야 표정]與 『정치개혁 본격시동』

  • 입력 1998년 8월 4일 07시 03분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의원이 3차 결선투표에서 신임 국회의장으로 당선이 확정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으나 한나라당은 조순(趙淳)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하는 등 참담한 표정이었다.

○…의장선거가 끝난 뒤 국민회의 의원들은 한화갑(韓和甲)총무실에 삼삼오오 모여 여야 표대결에서의 승리를 자축.

한총무는 자신의 방을 찾아온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와 이양희(李良熙)수석부총무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격려한 뒤 “이제야 정말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모든 개혁의 시동이 걸리게 됐다”며 감개무량한 모습.

자민련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 박신임의장 공동주재로 소속의원 및 사무처직원들을 음식점으로 초청해 축하만찬을 개최.김총리서리는 “박총재의 지도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며 박총재를 치켜세웠고 박총재는 “이기니까 참 좋네요”라며 기쁜 표정.

○…한나라당 의원들은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낙담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온 뒤 국회 본관 소회의실에 모여 지도부를 비난하거나 이탈의원들을 격렬하게 성토.

하순봉(河舜鳳)원내총무가 “오늘은 일단 해산하고 내일 다시 의총을 열어 향후 진로를 논의하자”며 해산을 유도했으나 일부 의원은 “무슨 소리냐”며 거세게 반발하는 등 자중지란.

몇몇 의원은 “총재단이든 총무단이든 누군가 당장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함을 질렀고 한 의원은 “독약을 먹고 죽어야 한다”고 극언. 이규택(李揆澤)수석부총무는 울분을 참지 못한 듯 눈물을 흘리기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자유경선에 의한 의장 선출로 자연스럽게 원내 정국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희색이 만면. 박신임의장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정무수석실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도 3차 결선투표까지 참여한 만큼 충격이 가시면 반발할 명분이 없어 총리임명동의안 처리에 협력할 것”이라고 낙관.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도 “여야간 협력이 잘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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