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심화…당권파-이회창派등 4갈래로 나뉘어

  • 입력 1998년 7월 12일 19시 32분


한나라당의 당권경쟁 양상이 당권파―비당권파간의 단순 대결구도에서 다소 복잡한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 각 계파는 ‘7·21’재보궐선거 이후로 세확산 경쟁을 유보하고 있으나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예비 탐색전은 치열한 상태다.

당권경쟁과 관련,한나라당내의 흐름은 △‘대안부재론’을 앞세운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부총재 그룹 △‘반(反)이회창’ 연합의 성격이 짙은 당권파그룹 △독자 행보를 선언한 김덕룡(金德龍)부총재그룹 △중도적 입장인 이기택(李基澤)부총재진영과 세대교체를 앞세운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의원 등 중견의원그룹의 네갈래.

그러나 각 그룹 내부에서도 입장차이가 적지 않아 구체적인 합종연횡(合縱連衡)의 그림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명예총재 진영은 ‘차세대 육성론’을 앞세워 세대교체그룹을 포용하는 한편 이기택부총재 등 중도세력을 끌어 들여 압승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김윤환부총재가 최근 “어떤 세력과도 연대할 수 있다”며 강력한 당권도전의사를 거듭 밝혀 마찰음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양측은 이달초 김부총재의 방일기간중 이명예총재의 측근이 도일(渡日), 연대원칙에 원칙적인 합의를 하는 등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공감대는 유지하고 있다.

조순(趙淳)총재와 이한동(李漢東)부총재 등 당권파 진영은 재보궐 선거이후 종로에 불출마한 이명예총재의 책임론을 강력하게 추궁하면서 반이회창 세력을 규합한다는 복안이다.

당권파진영은 조총재―이부총재의 역할분담이 아직 과제로 남아 있으나 이부총재를 ‘간판’으로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가는 분위기다.

김덕룡부총재측은 이번 경선만큼은 종전 파벌간의 합종연횡에 의한 계파대결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독자출마 결심을 굳힌 상태.

특히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중견그룹과 연대해 당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호소, 밑바닥의 지지를 유도해내겠다는 전략이다.

대의원 지분의 25%를 확보,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기택부총재측은 재보선 직후 계파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특정후보 지지입장을 정리한다는 입장이다. ‘당의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잠정적인 지지원칙이다.

한편 중견의원 그룹은 재보선이후 보조를 같이해 세대교체를 통한 당풍쇄신을 본격적으로 요구한다는 복안. 그러나 이들도 당내경선에 대해서는 아직 중도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들의 행보가 당권향배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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