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종로 보선출마 압박 『고민』

  • 입력 1998년 6월 9일 19시 4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7·21’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권유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신상우(辛相佑)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은 8일 총재단회의에서 이명예총재가 서울 종로 보선에 출마, 당 차원에서 7월 재 보선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우재(李佑宰) 홍준표(洪準杓) 안상수(安商守)의원 등 수도권 초재선의원 13명도 이날 모임을 갖고 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명예총재가 보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권경쟁의 잠재적 상대인 부총재단과 자신의 지지기반인 초 재선그룹에서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은 이명예총재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보선 출마의 득실을 계산하다 불출마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으나 당내 압력이 거세지면 이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당권 장악과 대통령선거 재도전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이명예총재로서는 출마권유를 막무가내로 뿌리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조순(趙淳)총재가 강릉을 재선거에 출마하는데도 이명예총재가 불출마할 경우 ‘무임승차’라는 비난이 쏟아질게 뻔하다.

그렇다고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6·4’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는 종로에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 보다 9.5%포인트 많은 53.5%를 득표, 종로가 여당세가 강한 ‘험지(險地)’로 나타났다.

당선된다면 힘이 실리겠지만 낙선할 경우는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다는 점에서 이명예총재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셈. 그는 “당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기 때문에 보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험’을 꺼리고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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