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초 「8학군 票心」은 야당 택했다

  • 입력 1998년 6월 5일 06시 26분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했고 여권이 강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 서초 등 이른바 ‘8학군’지역. 6·4 지방선거에서도 이들 지역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지만 표심은 구 여권을 지향하는 양상이었다.

서울시 집계 결과 이번 선거 서울의 투표율은 46.9%로 전국 평균인 52.6%를 밑돌았다. 이는 60년 서울시장과 도지사 선거 투표율이 혹한과 폭설로 38.8%에 머무른 이후 최저 투표율.

그런 가운데 서울의 ‘부자동네’인 강남구와 송파구는 46.5%와 45.7%의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고 서초구는 서울의 평균 투표율을 약간 상회하는 48.3%의 투표율을 보였다.

95년 6·27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은 강남 65.7%, 서초 66.3%, 송파 66.1%로 서울 평균(66.2%)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15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강남 79.7%, 서초 80.4%, 송파 81.6%로 서울(80.5%)은 물론 전국 평균(80.7%)보다도 오히려 높았다.이번에 3개 구의 투표율이 낮았던 것은 뚜렷한 쟁점이 없는 선거인데다 IMF경제난의 영향과 정치혐오 분위기가 두드러졌기 때문. 특히 20대와 30대가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기권했다.

이날 밤 개표 초반부터 강남과 서초구의 경우 구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현 여당인 국민회의 후보를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95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단체장 자리를 차지했던 송파구의 경우는 중간 집계 결과 국민회의 김성순(金聖順)후보가 선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서초는 6·27지방선거에서 민자당 후보가 승리한데 이어 96년 15대 총선에서도 4개 지역구 가운데 강남을을 제외한 3개 지역구를 신한국당이 차지한 전통적인 여당강세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강남의 중산층 시민들이 현 정권을 아직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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