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인준」이후 정국]『밀리면 벼랑』정치권 빅뱅예고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25일은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여가 야로, 야가 여로 뒤바뀐 새로운 헌정사가 쓰여지기 시작하는 첫날이다. 그러나 새정권 출범 첫날부터 김종필(金鍾泌·JP)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인준 문제로 여야는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향후 정치일정상 소여(小與)와 거야(巨野)는 대화나 타협보다는 대결과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같은 충돌과 대결은 필경 ‘정치권의 빅뱅’으로 이어져 정치권 전체가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조짐이다. 먼저 여권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극복을 위해 열린 임시국회와 JP총리인준 과정에서 ‘거야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 때문에 김대중(金大中)신임대통령의 의중과는 무관하게 정계개편의 필요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여권내부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JP인준 반대당론을 고수해온 한나라당의 경우 당론의 관철여부와 상관없이 안팎의 도전과 내홍(內訌)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가능성은 다소 낮지만 한나라당이 반대당론을 관철한다면 공동정권의 한 축을 이루는 JP는 엄청난 타격을 받아 여권내부에 복잡미묘한 기류가 형성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한나라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지만 여권의 반격과 이를 막아낼 지도력 부재로 얼마 안가 상황은 다시 역전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역으로 한나라당이 당론을 관철하지 못하면 3월 전당대회에서 당지도부는 인책론을 제기하는 비주류와 초 재선의원들의 파상공세에 직면케 된다. 당내 계파갈등이 극대화하고 여권이 이 틈새를 노려 와해공작을 펴면 거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운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3월 정국의 유동성은 여권쪽보다는 정계개편의 객체(客體)로 자리매김될 한나라당측 사정에 따라 달라지게 돼 있다. 여권은 앞으로 경제청문회 정치구조개혁 등을 통해 한나라당을 압박하며 ‘채찍과 당근’이라는 양면전략으로 신여소야대 구도를 깨는 작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4월초 실시되는 △부산 서 △대구 달성 △경북 의성과 문경―예천 등 4곳의 재 보궐선거의 결과는 여야구도의 재정립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6월 지방선거의 공천과정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정계개편의 핵(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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