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건 의원 세비뿐』…「야당 한나라」썰렁한 겨울

입력 1998-01-03 20:28수정 2009-09-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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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면서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난 한나라당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 앞에는 ‘혹독한’ 야당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매달 중앙당에서 지급하던 지구당 운영 지원비 3백여만원이 끊겼다. 대선패배 직후부터 중앙당 재정위원은 물론 지구당 후원회원도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야당 경험이 거의 없는 이들은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야당생활에 심리적 위축감을 먼저 느끼고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야당생활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다. 더러는 야당의원이나 같은 당의 야당출신 의원 등에게 ‘야당식 생존법’을 배우고 있다. 우선 대다수는 야당으로의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여당이던 한나라당 의원이 지구당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한달에 2천만∼5천만원. 주된 재원(財源)은 △중앙당의 매월 지원 및 선거때의 특별 지원 △국회의원 세비 △후원회비 △지인(知人)들의 정치자금 등이었다. 그러나 야당이 된 한나라당 의원에게 변함없는 것은 오직 국회의원 세비뿐. 다른 수입원은 줄거나 아예 없어졌다. 자연 지구당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여당 시절 한나라당 의원의 지구당 상근자는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명. 지역이 두군데로 나뉘어 있는 경우 별도의 연락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당 사무실을 줄이고 상근자도 3,4명 이하로 감축했다. 물론 별도의 연락사무소는 꿈도 꾸기 어렵다. 원외위원장은 더 서럽다. 서울 지역의 한 원외위원장은 “이 기회에 아예 지구당을 없애고 간사와 여직원 각각 1명만을 두는 야당식 연락소 개념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야당형’도 있다. 당내 민주당 출신 의원과 원외위원장 들이다. 한 민주당 출신의원은 “야당생활이라면 이골이 났다”며 “요즘 내게 야당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는 동료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일찍이 구조조정을 마친 ‘혜안형(慧眼型)’도 있다. 최병렬(崔秉烈)의원은 “대선 전에 이미 지구당 조직을 3명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놨다”고 말했다. ‘공격적 적응형’도 눈에 띈다. 이상희(李祥羲)의원은 대선패배 직후 지역구(부산 남갑)주민들에게 편지를 보내 야당생활의 각오를 밝혔다. 이달 중순에는 지역에서 정보화 관련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물론 ‘야당화(野黨化)’와 전혀 관계없는 ‘유유자적형’도 없지 않다. ‘가진 게 돈밖에 없는’ 위원장들이 그들. 부산지역의 한 의원은 “야당이 됐다고 조직을 줄여서는 안된다. 더욱 활발하게 지구당활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대전지역의 한 원외위원장은 “야당이 돼서 품위유지를 하려면 오히려 돈이 더 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에 패배한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의 측근인 하순봉(河舜鳳)의원은 5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직에 도전, ‘거듭나기’를 시도할 예정이다. 2월 임시국회를 겨냥, ‘거대 야당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벼르며 의정활동 준비에 들어간 의원들도 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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