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현장인터뷰/김대중]『누구보다 준비 많이했다』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후보는 16일 이른 아침부터 미국 다우코닝사의 샌더슨 회장과 조찬을 함께 하며 한국의 경제난국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경제대통령」 「외교대통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일정이었다. 이어 수도권지역 아홉군데 거리유세에 나서기 위해 일산 자택을 떠나려는 김후보에게 대선운동의 대미(大尾)를 마치는 소감을 들어봤다. 김후보는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당선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후보는 『92년에도 TV선거를 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아쉬움도 표시했다. 그는 특히 국난(國難)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의 덕목이 외교력과 경제식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비교우위론」을 역설했다. 다음은 김후보와의 일문일답. ―현재의 소감은…. 『이번에 TV선거의 덕을 많이 봤다. 또 지역감정이나 용공음해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국민의 높은 의식에 고마움을 느낀다』 ―국가부도사태 속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정치인으로서 갈등을 느낀 점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후보로 나선 데 대해 갈등도 느꼈지만 사명감도 느꼈다. 나라를 망친 사람들이 다시 집권한다면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컸다』 ―선거운동기간에 가장 힘들었던 일은…. 『상대후보들의 중상모략이었다. 특히 건강문제에 대해 악랄하게 모략해 말할 수 없는 손해를 봤다』 ―TV토론회에 대해 손익계산을 한다면…. 『TV토론이나 찬조연설 광고 등 전반적으로 우리가 우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20세기의 산업사회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우리는 21세기에 필요한 정보사회적인 스타일로 임한 점이 선전한 요인이었다』 ―선거비용 법정한도를 지켰는가. 『구체적인 사용내용까지야 알 수 없지만 법정비용도 다 못썼다』 ―당선을 확신하는가. 그렇다면 그 근거는…. 『당선할 것으로 본다. 영남에서 상당한 차로 지겠지만 이는 호남과 충청에서 앞서는 표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수도권인데 수도권에서는 상당히 앞서고 있다』 ―자신이 국난극복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 『IMF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식견과 외교력을 겸비한 지도자가 나서야 하는데 송구스럽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집권 후 정부가 솔선수범하면서 국난극복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현재의 상황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주면서 협력을 요청하면 능히 불안한 민심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두 후보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회창후보는 머리가 우수하다. 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저력도 있는 분이다. 그러나 경제파탄이나 두 아들의 병역의혹 등 잘못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곤란하다. 이인제후보는 넘치는 젊음과 패기가 장점이지만 국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세 후보 모두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입혀 대선 후유증이 예상되는데…. 『대선후유증에 시달릴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나는 이미 두 후보에게 내가 당선할 경우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고 두 후보 역시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안다. 나아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거국경제비상내각」을 구성해 국난을 극복해 나가겠다』 ―다른 후보들의 의혹제기나 폭로 중 가장 억울했던 일은…. 『건강문제다. 공신력있는 의사 여섯분의 연서를 받아 대통령이 돼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는데도 한나라당은 악랄하게 역선전했다. 또 하나는 이른바 「북풍(北風)」이다. 북한이 노골적으로 나의 당선을 방해하는 용서할 수 없는 짓을 벌이고 있다.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 ―IMF재협상을 주장해 손해를 본 것 아닌가. 『손해를 본 점도 있겠지만 국익을 위해 얻은 것도 많다고 본다. 나는 IMF협약을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전제 위에서 대량실업이나 연쇄도산을 초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추가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IMF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졌으며 청와대와 정부가 엄정중립을 지켰다고 보는가.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걱정했던 정도로 편파적이지는 않았다』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에는 책임있는 판단을 해주셔야 한다. 선거는 여당이 잘못하면 정권을 바꾸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라를 파탄지경으로 만든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하면 이 나라는 끝장이다.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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