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공명선거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초 전국에 배포한 16쪽짜리 홍보물(17만부 배포)을 놓고 중앙선관위와 국민회의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회의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선관위 홍보물 중 「깨끗한 한표, 깨끗한 정치의 시작입니다」는 표지제목과 한 청년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13면 사진.
「깨끗한 정치」라는 문구는 한나라당의 선거구호인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와 똑같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것은 기호 1번을 찍으라는 암시라는 게 국민회의의 주장이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이날 오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물 제작경위를 자세히 해명했다.
선관위는 문제가 된 홍보물 제목은 8월20일 공명선거 표어 공모에서 1등을 차지한 것으로 그동안 공식표어로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보다 훨씬 뒤인 지난달 14일 결정한 한나라당의 선거구호와 연결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선관위는 그러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일선선관위에 「깨끗한 정치」라는 문구는 사용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또 『국민회의의 법정홍보물 14면에도 「깨끗한 정치를 구현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며 『자신들도 사용하는 문구 하나를 트집잡아 선관위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제스처로 홍보물 제작사가 고른 것』이라며 『국민회의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요즘 「1」자가 들어 있거나 「엄지손가락」이 등장하는 광고에 대해서는 「편파광고」라고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