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후보 TV합동토론/정치분야]애매모호한 답변들

  • 입력 1997년 12월 8일 08시 02분


질문은 날카롭게, 답변은 은근슬쩍…. 7일 합동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남의 약점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지만 자신에 대한 추궁에는 슬그머니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특히 행정과 정당개혁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질문에 세 후보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상대후보 공격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선거자금의 총규모나 출처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미리 질문을 줬다면 성실한 답변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법에 정한대로 썼고 경리책임자가 취급하고 있다』고 넘어갔다. 반론에 나선 다른 후보들도 한결같이 구체적인 액수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법이 규정한 3백억원 범위내에서 쓰겠다』고만 답변했고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도 『나중에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답변으로 넘어갔다. 정당구조개혁 방안에 대해 김대중후보는 『우리당은 모든 것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운영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에 대해 두 이후보는 정당이 비민주적인 것은 「3김정치」의 폐단 때문이라고 지적했을 뿐 자신들도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권력구조문제에 관해서 김후보는 「내각제를 반대하다 찬성한 진짜 이유가 뭐냐」고 두 이후보가 재차 추궁해도 『둘 다 민주주의 아니냐』는 말로 반박했다. 또 이인제후보는 국무총리의 위상강화문제를 물은데 대해 느닷없이 당내에서의 대통령후보와 총재직 분리문제를 꺼내며 이회창후보를 공격했다. 한국은행과 검찰의 독립성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세 후보 모두 『한은총재나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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