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통령의 조건」을 주제로 열린 한국정치학회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대체로 도덕성과 비전, 통치능력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용 요청 등 경제위기를 극복할 능력을 지도자가 갖춰야 할 대표적 덕목으로 내세웠다.
이날 세미나는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2시간 동안 열렸으며 특정후보에 대한 발언 없이 학자로서의 의견개진이 주류를 이뤘다.
도덕성에 대해서는 서울대 하용출(河龍出)교수가 개인적 도덕성과 정책적 도덕성을 구분, 관심을 끌었다. 하교수는 『거짓말이 가능한 체제가 문제』라며 「체제적 거짓말」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정복(李正馥)교수는 특히 『지도자가 정열만 있고 책임감과 균형감각이 없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 경남대 심지연(沈之淵)교수도 리딩그룹을 거론하며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장책을 강조했다.
아주대 이화수(李華洙)교수와 명지대 백영옥(白永玉)교수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를 주요 덕목으로 꼽았다. 한편 고려대 최장집(崔章集)교수는 『새로운 리더십은 사회의 아래로부터의 폭넓은 민주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통치능력은 아주 중요하게 취급됐다. 연세대 신명순(申命淳)교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지칭하며 「지적능력」의 절실함을 강조했으며 한국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교수도 『환경문제 소비자문제 남북문제 등에 대해 누구의 도움없이 책임있는 정책을 펼쳐 나갈 「축적된 지식」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현 대선구도와 연관된 발언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최장집교수는 『지도자는 밖으로부터 유입되기 보다는 정치권 내부로부터 성장, 검증받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정복교수와 하용출교수는 『조건에 맞는 지도자를 찾기가 어렵다』고 비관스런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