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파계승탈」홍보물]불교계 『이럴수가』 발끈

  • 입력 1997년 12월 6일 20시 48분


한나라당이 김대중(金大中) 이인제(李仁濟)후보를 비난하기 위해 선관위 법정 홍보물에 거짓말과 속임수의 상징으로 「파계승탈」을 이용한데 대해 불교계가 강력히 반발,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5,6일경에 각 가정에 발송한 책자형 소형인쇄물중 「거짓말, 속임수, 경선불복…. 믿지 못할 사람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기겠습니까?」라는 문구아래 민속탈을 그린 뒤 「파계승탈」이라고 적은 것. 당초 당 홍보팀은 속임수와 거짓말을 상징하는 민속탈인 「옴탈」이라고 적을 계획이었으나 한나라당의 광고기획을 전담하고 있는 ㈜한컴측이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막판에 「파계승탈」로 명칭을 바꾸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홍보물을 접한 불교계는 즉각 발끈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13개 불교단체는 6일 낮 조계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회창(李會昌)후보가 불교계를 원색적으로 비방했다며 이후보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홍보물의 수거 및 폐기 △중앙일간지에 사과문게재 △홍보책임자 출당조치 등을 요구한 뒤 9일 오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범불교적인 규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5일 저녁부터 잇따라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당지도부는 처음에는 문제가 된 홍보물을 모두 수거해 폐기하려 했으나 이미 발송한 홍보물은 수거할 수 없다는 선관위 규정 때문에 무조건 사과하는 읍소(泣訴)작전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6일 오전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 명의의 사과문을 송월주(宋月珠) 조계종총무원장에게 전달한 뒤 직접 전화를 걸어 경위를 설명하는 등 파문의 조기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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