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孫중령 시국선언」 공방전 치열

  • 입력 1997년 12월 3일 19시 48분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손대희(孫大熙)육군중령의 시국선언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3일 손중령 사건을 국민신당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맹형규(孟亨奎)선대위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손중령과 이지문(李智文)씨 등 국민신당 인사와의 사전 접촉 △기자회견 전반에 대한 국민신당 인사들의 관여 △손중령에 대한 국민신당측의 무료변론약속 등 5개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맹대변인은 이어 『이인제후보와 대변인단 및 이번 사건관련자들은 군무이탈장교 범죄행위의 「공동정범」』이라며 이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신당은 한나라당의 「정치공작」 주장에 대해 「군심론(軍心論)」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국민신당은 이날 손중령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신속한」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장신규(張信奎)부대변인은 성명에서 『관계자 사실확인도 하지않은 채 조사시작 하루만에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유형 무형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동주(禹東周)부대변인도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더이상 군심을 왜곡 자극하지 말라』며 지난달 24일과 30일에도 강원도 최전방의 모부대 대대장과 중부전선 육군 모부대 중대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장교의 양심선언과 단식결행을 만류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당직자회의에선 손중령의 법률적 구제를 위해 1차로 23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공식변론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손중령이 시국선언을 하기 전에 국민회의와 국민신당 관계자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지자 천용택(千容宅)의원과 오길록(吳佶錄)종합민원실장이 손중령과 접촉한 경위를 상세히 밝히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지난달 23일 손중령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오실장이 이회창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관련자료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경기 전곡에서 만났으나 시국선언 건을 논의해와 일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손중령이 천의원 사무실에 두차례 전화를 걸어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비서관을 통해 『군인은 어떤 경우에도 정치개입을 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하고 면담을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정연욱·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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