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趙연대」국민회의 반응]反DJ표 양분 기대

  • 입력 1997년 11월 9일 20시 23분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 즉 이회창(李會昌)―조순(趙淳)연대는 국민회의가 내심 바라던 구도였다. 국민회의는 지난 8월 김대중(金大中·DJ)총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한 이후 이회창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2위를 놓고 싸우도록 하는 「이이제이(以李制李)」전략을 써왔다. 두 이후보가 영남권을 중심으로 「반(反)DJ표」를 철저히 나눠가짐으로써 반DJ표가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인제후보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이회창후보의 지지도가 계속 떨어져 두 후보의 지지도격차가 커지면서 이인제후보가 김총재를 위협하는 상황이 오자 국민회의는 내심 당황했다. 「1강(强)2중(中)」구도가 「2강1약(弱)」구도로 변하는 것은 김총재나 국민회의측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 국민회의는 이제 이회창후보가 조순총재와 손을 잡음으로써 이인제후보 표를 잠식, 지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회창후보가 이인제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직접 공격함으로써 「대구 경북―이회창」 「부산 경남―이인제」지지로 영남표가 양분되고 있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이―조연대」의 파괴력이 대선판도를 뒤흔들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총재도 어느 사석에서 『이회창후보의 기세가 오르겠지만 지지율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는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이인제후보에 근접할 때까지 신한국당측과 「거리를 둔 공조」를 유지하며 이인제후보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지 관리를 위해 김총재나 국민회의가 직접 나서서 이인제후보를 공격하는 대신 자민련에 총대를 메게 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회의는 최근 자민련측에 타후보와의 「대리전(代理戰)」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에 김총재는 정책비전을 제시하면서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혀나가는 기본전략에 더욱 치중할 계획이다. 13일의 TV토론회와 대선공약 발표회를 통해 타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2위와 최소 5%이상의 지지율 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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