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표정]『축제분위기 망칠라』 초조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6분


후보단일화 합의문 공동발표를 하루 앞둔 30일 국민회의는 예상외로 「DJP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탓인지 「축제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자민련 관계자들은 대체로 「후보단일화→공동집권」이라는 초유의 정치실험을 앞두고 비교적 활기찬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부 TK(대구 경북)의원 등 「DJP 반대론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국민회의 협상대표인 한광옥(韓光玉)부총재는 이날 오전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와 만나 31일 발표할 합의문 내용을 최종 검토했지만 얼굴에는 수심(愁心)과 피곤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당사에 들른 김대중(金大中)총재의 표정도 시종 굳어 있었다. 한부총재는 『축제를 앞두고 있는데도 도무지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날 김대중총재와 당직자들은 「DJP역풍」을 잠재우기 위해 고심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DJP에 대한 훼방과 훼손은 DJP의 파괴력을 겁내는 여당세력에 의한 의도적 흠집내기』라고 비난했다. ○…김종필(金鍾泌)총재를 포함한 자민련의 주요 당직자들은 『앞으로 잘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국민회의와 연대하더라도 자민련의 정체성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필총재는 내달 3일 합의문에 서명하면 「대선무대」에서 퇴장해야 하기 때문인지 30일 대전지역 방문 도중 시종 착잡한 표정이었다. 측근들은 『정권교체와 내각제개헌이라는 필생의 정치적 과제를 앞둔데다 지난 30년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이 지역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겹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택수(安澤秀)대변인 이의익(李義翊) 박구일(朴九溢) 박종근(朴鍾根)의원 등 TK지역 의원들은 이날 조찬모임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도 이날 오찬모임을 가진데 이어 저녁에는 박태준(朴泰俊)의원 자택에서 열린 71회 생일축하연에서 자신들의 거취문제를 논의했다. 〈윤영찬·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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