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인기하락/각당 반응]『「강건너 불」아니다』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신한국당 내분을 바라보며 국민회의는 혹시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낙마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본능적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조순(趙淳)총재는 「건전세력 연대」의 중심으로 「낙점(落點)」을 기대하고 있고 이인제(李仁濟) 전경기지사는 혹시 주춤하고 있는 자신의 세(勢)를 불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상대당의 내분에 위기의식까지 느끼는 것은 과거 선거의 경험칙(經驗則)때문이다. 혹시 저러다가 이회창총재는 당선권에서 완전히 멀어지고 대선구도가 김대중(金大中)―이인제 양자 대결로 좁혀지거나 예전처럼 선거막판에 이인제후보를 정점으로 한 「반DJP전선」이 형성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특히 신한국당 내분이 극한상황으로 치달으며 김총재와 이인제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7%+α」까지 좁혀들 조짐을 보이자 김총재 진영의 「역설적 위기의식」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지율 격차 7%는 92년 대선 당시 김대중후보가 김영삼(金泳三)후보를 겨냥해 세웠던 목표선. 당시 김대중후보는 대세론을 내세우며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영삼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7% 이내로만 좁히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판단, 「7%이내 따라잡기」에 안간힘을 썼었다. 여당 조직표의 프리미엄을 7%로 본 것이다. 국민회의가 최근 YTN여론조사(10월23일)결과에 긴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 YTN여론조사의 경우 비록 연합후보의 대결을 상정하고 있긴 하지만 김대중후보(DJP단일후보)가 39.9%, 이인제후보(이인제―조순연합)가 32.6%로 지지율 격차는 7.3%였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이인제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7%이내로 좁혀지면 표의 상승효과로 투표심리가 「DJ냐 아니냐」로 바뀌어 지역감정표가 반(反)DJ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조순총재진영은 「건전세력연대」를 앞세워 조총재가 연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한국당의 비주류 중진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한국당 이탈세력과 민주당, 이인제전경기지사, 통추를 묶는 「반DJP연대」의 중심역할을 하기 위해 이전지사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신당(가칭)은 신한국당의 위기는 이회창총재의 지지율과 당선가능성 추락에 따른 필연적인 사태라는 입장이다. 이전지사는 이를 정계개편의 기폭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이해득실차원에서는 견해가 엇린다. 우선 신한국당의 내홍이 격화돼 비주류세력이 탈당하면 결국 국민신당 행(行)을 택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수월해져 이전지사가 여권의 유일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신한국당의 비주류가 대거 몰려 오면 이전지사가 표방하는 「새 정치」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김창혁·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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