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론조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비자금 폭로 이후에도 김대중(金大中)후보의 지지율이 큰 변화없이 1위를 지킨 반면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오히려 지지율이 다소 하락, 3위로 고착한 점이다. 또 이인제(李仁濟) 조순(趙淳)후보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2, 4위를 고수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비자금 폭로 직후인 12일에 실시한 지방 6개신문사와 한길리서치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김대중 이인제 조순후보의 지지율은 3.4%, 2.8%, 2.4%포인트씩 상승했다.
그러나 이회창 김종필(金鍾泌)후보의 지지율은 1.4%, 0.2%포인트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석직후인 9월17일 본보와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김대중후보만 4.9%포인트 상승했고 이인제 이회창 조순후보는 0.9%, 2.4%, 5.7%포인트씩 떨어졌다.
김대중후보는 지난 8월중순경 처음으로 이회창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 시작, 이인제후보의 출마로 촉발한 여권의 분열과 최근의 비자금 정국을 거치면서 부동의 수위(首位)를 지키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1, 2위와 2, 3위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가량씩으로 굳어지는 듯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대중 32.6%, 이인제 26.3%, 이회창 14.9%(17일 문화일보와 미디어리서치조사) △김대중 35.8%, 이인제 27.2%, 이회창 17.8%(11일 중앙일보 자체조사) △김대중 32.4%, 이인제 21%, 이회창 17.7%(12일 한겨레신문 자체조사) 등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김대중후보는 서울 인천경기 호남 강원 제주에서, 이인제후보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충청권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김대중후보는 20∼40대로부터 고르게, 이인제후보는 30대와 20대로부터, 이회창후보는 50대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전체 무응답자 15.8%중에는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이 31.4%로 가장 많았다.
올 연말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84%), 「가급적 투표하겠다」(11.1%)고 응답해 광의의 투표의사를 가진 유권자는 95.1%로 나타났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