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총재의 「6백70억 비자금 파문」을 둘러싸고 PC통신에서 격렬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7일 신한국당의 「폭로」가 터져 나온 직후부터 하이텔 천리안 등에는 『막판에 몰린 신한국당의 깜짝쇼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히 구체적인 발표이므로 사실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의 상반된 주장이 줄을 이었다.
그런가 하면 『진실이 어떤 쪽으로 밝혀지든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중 한 곳은타격을입을테니까 나머지 후보가 어부지리(漁夫之利)를얻게될것』이라는분석도제기되고있다.
네티즌(PC통신 이용자)들이 지지 후보에 따라 이번 사안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것.
한 네티즌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빨리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번 기회에 신한국당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92년 대선자금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다른 네티즌은 『사실이라면 DJ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그는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라 「덜 준비된 야당총재」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20억원 외에는 없다고 그처럼 자신있게 밝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번 사안을 놓고 양비론(兩非論)을 펼치며 은근히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글도 눈에 띈다. 한 통신인은 『YS나 DJ나 결국은 똑같은 인물』이라고 비난한 뒤 『이제는 세대교체로 모두 퇴장시키자』고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만약 강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제 선택은 간단해진다』며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아들 병역문제로, 이인제(李仁濟)후보는 경선 결과에 불복해 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흠집을 입었는데 그러면 결국 남는 것은 조순(趙淳)총재』라는 글을 올렸다.
지지후보에 따라 이처럼 각양각색의 반응이 등장하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언제까지 상대방 깎아내리기식 정치에 주력할 것인가. 선거가 두달밖에 안남은 시점에서 이같은 비자금 공방이나 벌어지고…』
『한국 정치가 또 10년은 후퇴하는군요. 어쨌든 국민은 오는 12월에 올바르고 냉철하게 판단할 거라고 믿습니다』
〈금동근·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