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위기극복방안]YS와 함께 가지만 차별화 추구

  • 입력 1997년 9월 29일 20시 43분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대표위원측이 30일 전당대회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대표가 「총재」라는 「새 갑옷」을 입는 것을 계기로 그동안의 내부 패배주의를 완전히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이대표측은 연일 경선 이후 40일 가까이 지속된 질곡(桎梏)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묘책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 결과 위기극복방안을 몇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내분으로 빚어진 위기극복의 주역은 이한동(李漢東)대표체제에 맡길 작정이다. 설사 당내에서 계속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라도 「이회창총재」에게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필요할 경우 일부 비주류 인사들에 대한 「조치」도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역할을 이한동대표체제에 전담시키고 이대표 자신은 한발 떨어져 화합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는 게 측근들의 건의다. 하지만 당화합보다 훨씬 어려운 숙제는 정체성의 위기 극복이다. 병역파동으로 「대쪽」 「법대로」의 이미지가 훼손당한 이후 국민들에게 「이회창」의 이미지가 불분명해졌고 결국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현재 이대표 진영의 대세는 「대쪽」 이미지 회복이다. 「대통합의 정치」가 「대쪽」 이미지를 희석시킨 만큼 「국가대혁신」이라는 새 구호를 통해 「대쪽」을 되살려야 한다는 것. 그러나 무리하게 「대쪽」을 부활시키려 할 경우 정체성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관계설정도 이대표의 정체성과 깊은 연관을 지닌다. 「대쪽〓차별화」라는 등식은 아직 이대표로서는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김대통령의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틀에서는 김대통령과 함께 가되 정책 및 공약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돈문제는 역시 「뜨거운 감자」다. 이 문제가 잘못 불거질 경우 다른 후보보다 이대표가 결정적 치명상을 입을 게 자명하다. 이 문제와 관련, 이대표측은 이한동고문과 김윤환(金潤煥)고문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그러나 『이대표 자신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직접 나서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가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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