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용의 눈물」의 화면 속에 난데없이 「DJ」라는 영문이니셜이 나타나고 「GET2」라는 담배가 나오면서 시중에 「기호 2번이 대통령이 된다는 뜻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오가고….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측근들은 요즘 12월18일 대통령선거일까지 이런 「행운」이 계속해서 일어나주길 기대하고 있다.
박지원(朴智元)총재특보는 『92년 대선 때는 「하나로」라는 담배가 나와 시중에 「기호 1번이 대통령」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으나 이번엔 「GET2」가 나왔다』면서 『야구의 병살타를 의미하는 「GET2」는 「두 김씨를 잡자」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기호 2번」을 암시한다는 소문이 돌 만큼 민심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총재가 남몰래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일이 있다. 호남출신 지지자들이 너무 들떠 비호남출신 유권자들의 「지역적 경계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한 측근은 『92년 대선 때도 비슷한 부작용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 때문에 김총재 주변에서는 심지어 『전국 읍면동까지 조직돼 있는 호남향우회에 협조를 요청해서라도 호남출신들의 「김대중 열기」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지나치게 작위적인데다 호남향우회를 동원한다는 것 자체가 지역감정을 부추길 위험성이 커 그냥 「답답해서 하는 소리」쯤으로 치부하고 있다.
김총재는 현재 28∼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10월 들어서는 35%선으로 끌어올려 「김대중 대세론」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럴수록 신경쓰이는 게 호남출신들의 「김대중 열기」라는 것이다. 단순히 「행복한 고민」만은 아닌 것 같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