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者間 대결구도]김대중총재 『불확실성의 大選』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趙淳(조순)서울시장,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출마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다자간(多者間)대결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들의 출마는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다자간 대결구도는 고정표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김대중총재에게 별로 불리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총재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우려섞인 시각으로 다자간 대결구도를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지사의 출마에 대해서는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총재는 우선 조시장과 이지사가 출마하면 대선가도의 불가측성이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거 막바지에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후보간 합종연횡(合縱連衡)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머릿속이 정리돼야 행동에 나설 정도로 신중한 김총재로서는 이같은 유동성이 생리에 맞지 않을 것이다. 김총재는 최근 측근들에게 『당장에는 다자구도로 인해 지지율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는 생물이어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며 더욱 긴장하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우려는 지난 7월 신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김총재가 구상해온 판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 아들 병역문제로 이대표를 코너에 몰면서 김총재의 지지율은 줄곧 1위를 달려왔다. 김총재는 「여당후보의 약체화」를 유도하면서 여야 2인대결 구도를 대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여당내에서 후보교체론까지 등장하면서 2인대결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당무회의 석상에서 林采正(임채정)정세분석실장이 『여권이 「권력구조개편론」을 매개로 각 세력간의 이합집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 민주당 조순후보를 묶어 「대선이후 내각제개헌」을 추진한다면 이는 곧 「DJ포위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지사의 출마는 김총재에게 「세대교체론」이라는 새로운 「강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세대교체 바람이 탄력을 받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김총재는 내심 우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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