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회창후보 『하루밤새 「권력의 중심」에 있네』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달라진 위상」과 「권력의 이동」을 실감케 하는 징후가 22일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새벽 이대표의 서울 구기동 자택. 경찰관 4,5명이 배치돼 출입자를 일일이 점검했다. 「경호」활동의 일환이었다. 경찰청은 이미 경호대를 발족, 이대표에 대한 비공식 경호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도 이대표의 신변보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朴寬用(박관용)총장은 『신한청 소속 회원중에 요인경호를 맡길 만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조만간 당 차원의 경호팀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모습은 그러나 단순한 현상에 불과하다. 보다 본질적인 변화는 권력의 중심이 급속히 이대표에게 쏠릴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된다. 이날 많은 당직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 문제를 화제로 떠올렸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가 이대표의 측근을 통해 줄을 대려고 부탁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쇄도하는 민원인을 교통정리할 전담자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당직자는 당의 정부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대선공약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당정회의에서 당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장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관료들의 이대표 줄대기도 치열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무엇보다 이대표가 당의 대통령후보로서 갖게 될 가장 큰 위상변화로 「정보의 집중」을 들었다. 이대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안기부의 정보가 이대표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이제부터 안기부는 물론 각종 정보기관의 고급정보가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이대표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면담했다. 당 일각에서는 둘의 만남을 과거 수직적 관계의 「주례보고」에서 수평적 관계의 「주례회동」으로 가는 분수령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대표측은 이같은 각종 입방아에 대해 『후보자이기 전에 당의 대표로서 흐트러진 당심을 모으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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