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D-4]『競選이 黨 잡는다』우려 확산

  • 입력 1997년 7월 17일 08시 35분


《D―4.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을 위한 전당대회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축제분위기는 완전히 실종된 가운데 이전투구(泥田鬪狗)양상이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 금품수수 향응제공 등 각종 의혹에 대한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후보들간의 난투극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어 당내 일각에서 「여당경선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경선판세 또한 극도로 불투명하다. 전당대회 당일까지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의외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경선상황을 정리해본다.》 ▼후보간 난투▼ 李會昌(이회창)후보와 朴燦鍾(박찬종)후보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난투극은 「파문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다. 崔秉烈(최병렬)후보는 『이회창이 죽든지 박찬종이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말할 정도다. 박후보는 이후보를 향해 「금품살포설」에 이어 「후보포기 회유 협박설」까지 제기, 「한지붕」 아래 살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제 박후보가 경선 후 「경선무효화 투쟁」을 벌이느냐, 탈당해서 독자적으로 대선에 출마하느냐, 야당과 손을 잡느냐가 주 관심사로 대두되는 분위기다. 「李壽成(이수성) 가계 특성」이라는 문서의 원작성자가 金德龍(김덕룡)후보 진영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밝혀졌지만 파문은 꼬리를 문다. 이수성후보측이 계속 이회창후보측을 물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도 전당대회 때까지 지속적인 이슈가 될 전망이다. ▼후보간 연대▼ 합종연횡을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은 매우 분주하다. 「데드라인」이 임박한 시점이지만 각 후보들의 버티기로 인해 구체적으로 성사된 경우는 하나도 없다. 그동안 비교적 구체적으로 연대설이 나돌았던 경우는 △이회창후보와 박찬종 김덕룡후보 △李漢東(이한동) 박찬종 김덕룡 후보의 「3인 연대」 △이한동후보와 이수성후보 △李仁濟(이인제)후보와 김덕룡후보 등이다. 그중 「이회창―박찬종」 연대 가능성은 물건너 갔다. 이제 이회창후보 진영은 「연대 1순위」로 김덕룡후보를 꼽고 있으나 연대효과에 대해서는 내부 분석이 엇갈린다. 김후보 지지세력의 상당수가 「반(反) 이회창」 정서가 강한 민주계 소장파라는 점과 김후보가 호남출신이어서 영남정서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후보 진영도 아직은 소극적이다. 당내에서는 김후보가 1차투표 때까지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인제후보와의 연대가능성도 희박하다. 「3인 연대」도 효용성을 상실했다는 시각이 많다. 박찬종후보도 이미 연대에 흥미를 잃어버린 듯하다. 현재 성사가능성이 가장 큰 경우는 「이한동―이수성」 연대다. 이들의 연대가 성사되면 1차투표 2위를 넘볼 수 있어 경선판도를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반 이회창」 성향의 후보들을 규합, 연대의 범위가 보다 확산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쉽게 넘기 힘든 장벽이 있다. 「누가 나서느냐」는 것이다. ▼전당대회 딜레마▼ 『이런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치러도 되느냐』는 의문이 점점 공감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심각한 경선후유증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확산되는 연기론은 당초 판세변화를 위한 시간을 벌자는 뜻으로 문제를 제기한 박찬종 이수성후보 진영의 속내와는 다르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선 후 당이 난파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러나 당지도부는 전당대회를 연기할 경우엔 경선실시 자체가 불투명해질 가능성 등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임채청·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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