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오는 5일 경북 포항에 내려가 朴泰俊(박태준)전포철회장과 오찬을 한다. 두 사람이 대좌하는 것은 지난 92년 10월 박전회장이 민자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이다.
박전회장 선거캠프에 「파견」돼 있는 자민련 崔在旭(최재욱)당무위원 등은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김총재의 포항공대 특강이라는 「다리」를 만들었다.
3공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4년8개월만에 만나는 것은 92년 대선 당시 정치적 선택을 달리했기 때문. 따라서 이번 만남은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에 남아있는 「과거의 앙금」을 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회동은 김총재가 박전회장을 적극적으로 돕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김총재는 당 관계자를 현지에 보내 박전회장을 돕도록 하고 있다. 박전회장이 정당조직을 활용하지 못하는 무소속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서였다.
자민련은 법정선거기간이 시작되면 곧바로 지원활동에 들어가고 김총재도 이날 포항공대에서 강연을 한뒤 포항북지구당과 가락종친회를 방문, 박전회장에 대한 지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김총재가 이처럼 박전회장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박전회장이 TK(대구 경북)와 보수세력에서 차지하는 위상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김총재로서는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또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기 위해서 박전회장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번 포항방문은 박전회장의 정치적 비중을 자신의 대선가도에 접목시키려는 김총재의 「의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