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단일화는?]몸 단 DJ…딴전펴는 JP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자민련이 24일 金鍾泌(김종필)총재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함에 따라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의 DJP후보 단일화협상이 야권내 최대 화두(話頭)로 떠오르게 됐다. 양당은 이달 중 전당대회가 협상전권을 위임한 협상수임기구의 정비를 끝내고 내달 초부터 단일화협상을 위한 공식모임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착수를 위한 여건도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25일 오전 김대중총재는 김종필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것을 축하했고 김종필총재도 『이제 후보단일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상호절충하자』고 화답했다. 양당의 협상기구를 지휘할 국민회의 韓光玉(한광옥), 자민련 金龍煥(김용환)부총재의 「한―김 핫라인」도 물밑에서 서서히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단일화협상이 얼마나 잘 진척될지는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양당이 단일화를 향해 넘어야 할 고비는 여전히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협상기구명칭에서부터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추진위원회」(대단추)와 「집권전략위원회」(집전위)로 갈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분위기를 짙게 풍기고 있다. 자민련이 전당대회에서 협상기구명칭을 집전위로 정한 것은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협상 뿐 아니라 중장기과제인 「보수대연합」까지 상정한 포괄적인 구상으로 풀이된다. 의원내각제개헌이 궁극적인 목표인 자민련으로서는 김대중총재와의 후보단일화도 내각제성사를 위한 여러 수단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종필총재는 또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에서 DJP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원론적 수준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대중총재가 전당대회에서 『후보단일화가 정권교체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단일화협상을 위한 일정에 대해서도 국민회의는 가급적 빨리 마무리짓자는 입장인 반면 자민련은 다소 느긋하다. 이때문에 본격협상은 신한국당 후보경선(7월21일)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자민련의 이런 소극적인 태도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결국 자민련이 DJP단일화협상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자민련이 여권인사들을 만나 추진중인 「보수대연합」의 진도(進度)가 신한국당후보경선을 계기로 주춤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할 때 단일화협상의 전반적인 모양새는 당분간 국민회의가 한발짝 다가서면 자민련은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엉거주춤한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