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공세 자제배경]김종필총재,與圈에「화해 메시지」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용서와 화합」를 주장하며 대선자금문제의 「우회통과」를 시사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김총재는 대선자금공개와 대국민사과 등을 요구하며 여권에 「정권퇴진투쟁」을 경고해 왔다. 오히려 정통야당을 자처하는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보다 강경했다. 그런 김총재가 24일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용서와 화해를 통한 발전」을 주장한 데 이어 25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자청, 『언론이 이런 데는 별로 관심이 없나』라며 넌지시 자신의 발언에 주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물론 김총재는 용서와 화합을 주장하면서도 『반성을 하지 않으니까 촉구하는 것』이라며 여권의 반성을 전제로 달긴 했다. 그러나 김총재가 기존의 강경노선을 누그러뜨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총재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대통령후보 김종필」로서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후보경선의 압도적인 승리를 기반으로 과거를 포용하는 「큰 그릇」이라는 이미지를 과시함으로써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나아가 이같은 발언은 김총재가 밝힌 「보수대연합」 추진구상과도 무관치 않은 듯하다. 여권에 대한 「화해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신한국당내 경선주자들과 연대나 제휴를 모색하기 위한 사전 「멍석깔기」라는 관측이다. 김총재는 세(勢)확장 없이는 야권후보 단일화든, 단독출마든 승산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김총재는 이 시점에서 화해와 포용의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세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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