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 李대표 외면]『사퇴만이 해결책』강력 촉구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 진영은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후원회 사무실에서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대책회의를 열고 「정발협이 심상치 않다. 강공 일변도는 곤란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이대표는 24일 아침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발협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이라며 『대표로서 당내 어느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로 전날까지 『정발협의 당무 거부 운운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이대표의 태도가 하루만에 유화적으로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정발협은 이대표의 화해제스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분위기다. 24일 오전 여의도 미주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16인 상임집행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이대표가 사퇴하는 것만이 난국을 푸는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徐淸源(서청원)간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대표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외유중 당무를 비울 수 없어 대표직을 사퇴할 수 없다면서 어제는 경기, 내일은 호남, 모레는 대구를 방문하는 등 세몰이를 계속하고 있다』며 『대표 사퇴도 하지 않고 무슨 화해냐』고 일축했다. 사실 정발협 내부에서는 「이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다 당한다」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 이대표는 조만간 정발협의 徐錫宰(서석재)공동의장이나 서간사장 등 핵심인물과 접촉, 「오해」를 풀겠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표측에서도 「정발협을 끌어들일 수 없다면 분열시켜야 한다」는 내부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극한대립을 피하는 화해를 시도하되 정발협 파고들기는 물밑에서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27일 경선출마 선언 때 이대표 지지 위원장들로 「인(人)의 병풍」을 쳐서 정발협의 기세를 꺾겠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그러나 정발협도 이대표의 경선출마선언 행사시간에 맞춰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어서 이대표측과 정발협의 싸움은 점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느낌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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