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변인실의 인신공격성 성명과 수준이하의 저질논평, 비방성 각종 홍보자료 등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급기야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20일 열린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는 특히 여야 대표를 겨냥한 상호비방전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선관위는 이같은 비방전이 계속될 경우 선거혼탁은 물론 연말 대통령선거를 「흑색선전」으로 얼룩지게 만들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그동안 여야 대변인실이 낸 성명과 논평 등을 분석, 「주요정당의 비방성 성명 논평 사례집」을 작성했다.
이 자료에서 대표적인 저질성명 사례로는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성(性)」을 연결시켜 「쇠잔한 기(氣)를 여성의 기로 보충하려는 것」이라는 표현을 담은 신한국당의 13일자 성명이 꼽혔다. 또 저질논평으로는 「과거의 검은 때가 잔뜩 묻은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라는 표현을 담은 신한국당의 2일자 논평이 지적됐다.
국민회의측 문서중에는 「뺀질이형 이회창(이회창), 뒷골목형 이수성(이수성), 좌충우돌형 박찬종(박찬종), 오리발형 김덕용(김덕룡)」이라는 표현이 담긴 최근 당보가 꼽혔다. 또 「오만과 독선을 일삼는 리틀 YS의 모습」 「남의 머리를 빌려야 하는 점도 YS와 닮은 꼴」이라는 표현을 담은 17일자 성명도 인격모독성 성명으로 지적됐다.
신한국당 이대표를 겨냥, 「정치 풋내기에 사상검증이 안된 오뉴월 수양버들」 「소수의견제도를 적절히 활용한 기회주의자」 「걸핏하면 사표를 내는 A급 독불장군」 「현정부의 개혁실패에 대한 공동책임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이중인격자」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은 자민련의 홍보자료도 수준이하의 저질사례로 평가됐다.
이밖에 「법대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멋대로 하는 대버들」 「인간이 80살을 넘기면 밤새 무슨 변이 생길지 모른다」 「천문학적 YS대선자금→돈룡들의 쥬라기 공원」 등 수준낮은 정치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성명과 논평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매일처럼 쏟아져 나온다고 선관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선관위가 작성한 사례는 지난 5,6월 2개월동안의 성명 논평 등을 모은 것으로 하루에 많게는 3,4건씩의 저질성명 논평이 쏟아져 나와 이를 일일이 소개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는 것.
金弧烈(김호열)홍보관리관은 『여야간 상호 비방전이 계속되면 정치불신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선거후유증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어 선관위가 경고한 뒤에도 중단되지 않을 경우 선거법에 따라 엄중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영훈기자〉